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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분류 창고

미국문화로 직장동료 휘어잡기 – 영어와 심리전, 품격있는 당신


# 데이타팩토리는 자료를 정리하거나 가공하지 않습니다. 그냥 날것의 상태로 모아 둘 뿐입니다 #
# 언젠가는 누군가의 소소한 창작 소재가 되어 빛을 보면 그만이라고 생각합니다 #


# 개인적으로 소소하고 하찮은 것들을 좋아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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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nhee hart

난 아직도 내 영어가 많이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말이다. 우리 병원에선 내가 하는 말이 굉장히 영향력있게 전해진다. 그래서 내가 직장생활을 하며 깨달은 몇 가지 팁을 나눠 볼까 한다.

우리는 모두 꼭 유창하게 말을 잘 하지 않아도 좀 더 품격있고 세련되게 말하고 싶고, 또 때에 따라선 카리스마있게 보이게 말하고 싶기도한 그런 로망이 있다. 읎다구유? 그럼 좀 가져봐유~ 그런 로망!

방법이 있다.

영어를 유창하게 하지 않아도 조금은 나 스스로의 격을 올릴 수 있는 방법. 이것은 이십여 년간 직장 생활을 하여 얻은 순수 나의 경험으로 익힌 대화의 스킬이자 테크닉이다. 당신이 아니라 생각해도 으쩔 수 읎쓔! 이건 순전히 내 경험이니께요~.

혹여 직장 생활을 하시는 분들 중에 이런 고민이 있으시거나 동료간의 관계를 조금 바꿔보고 싶으신 분들이 있다면 어렵지 않으니 한 번 실천해 보시길 바란다. 

우선은 약간은 말에서 힘이 있어 보일 필요가 있다. 그러기 위해선,

첫째, 땡큐를 남발 하지 말자

물론 땡큐라 말을 하면서도 어조를 달리해서 나의 입장을 다르게 표명하는 법도 있긴 하지만 이것은 많은 노력과 연습이 필요하다. 좀 더 쉬운 방법은 그냥 여기 저기 아무때나 땡큐를 남발하지 않는 것이다.

이것은 내가 병동 간호사들이랑 통화를 하며 깨달은 것인데 정리하면 이렇다.

실험을 하다가 테스트 결과가 위험 수준이면 환자 캐어가 시급함으로 병동에 전화를 걸어 알리게 되어있다. 그리고 이럴 땐 항상 그 리포트를 받은 사람의 이름과 노티파이(notify알림)한 시간과 나의 싸인을 기록하게 되어있다. 그런데 어느날 문득 생각해 보니 정작 땡큐를 받아야 할 사람은 난데 내가 땡큐를 하고 있는 거다.  으잉? 이게 뭔 시츄에이션?

‘이 환자, 지금 상태가 위험하니 빨리가서 캐어 하슈!’ 이러면 상대쪽에서 ‘아이고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래야 되는거 아니냐고? 그츄?

내가 땡큐를 하게 되는 상황은 이랬다.

 ☎️ 띠릴릴리~~~~ 띠롤릴리~~~~ 📞철컥! 

“00 환자 트로포닌 수치가 높아요.”                             (*트로포닌: 심정지 편 참조)
-          네. 00 환자 트로포닌 높음

00 “당신 이름이 뭐죠?”
-          XX 입니다.

“땡큐”
-          유 아 웰컴

뚝 ☎️

음…
그래서 생각을 해 보았다. 내가 땡큐를 받는 법. 그리고 이렇게 바꿨다.

☎️ 띠릴릴리~~~~ 띠롤릴리~~~~ 📞철컥! 

“00 환자 트로포닌 수치가 높아요.”
-          네. 00 환자 트로포닌 높음

“당신 이름이 뭐죠?”
-          XX 입니다.

“Got it.”
-           땡큐

“유 아 웰컴.”

이그슨 나으 승리! ^^V
보이는가? 이 짧은 ‘got it’의 마법을?

우리는 대화를 할 때 항상 끝맺음 말을 하려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할 말이 마땅치 않을 땐 땡큐를 쓴다. 그렇게 되면 상대는 자동으로 유 아 웰컴을 하게 된다. 그렇기에 내가 땡큐를 하지 않고 중간에 다른 말 하나를 넣어버리면 이제 마무리는 상대가 해야하는 형국이 된다. 그럼 대부분 상대는 또 마무리 말로 ‘땡큐’나 ‘해브 어 나이스 데이’를 하게 된다.

이게 뭐가 그렇게 중요하냐고?

중요하다. 매일 같이 누구에게 땡큐 땡큐라고 한다는 것은 내가 뭔가를 저 사람에게 고마워한다는 것이 되는데 이것은 곧 나는 다른 사람에게 뭔가를 빚지고 있다는 무의식적 의식의 흐름이 있게 된다. 물론 정말 대화의 스킬이 좋아서 ‘나를 위해 이런 일들을 해 주어 고맙네’라는 위엄있는 말투로 말을 할 수 도 있다. 하지만 당신이 그렇게 그런 어조로 그런 느낌을 줄 수 있을 만큼의의 그런 매너가 베여있지 않다면 불가능하다. 뭐 그렇게까지 깊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해도 생각해 보라. 내가 누구에게 무엇을 해 주고도 땡큐를 하는 상황과 내가 땡큐를 받는 상황. 당연 후자가 더 낫지 않은가 말이다.

또 한 예로 이런 일이 있었다.

트래이닝 받던 신입이 검체 채취가 잘못되어 온 샘플을 리젝트(reject)하러 병동에 전화를 했었을 때다. OO 환자 샘플이 잘못 됐으니 다시 채취해서 보내 달라고 하는 상황이었었는데 자기가 샘플 채취를 잘못한 걸 아는 상대쪽에선 제 발이 저렸던 것인지 굉장히 무례하게 굴면서 왜 리젝트를 하느냐고 꼬장을 부리기 시작했다. 그러자 우리 시닙이는 굉장히 미안해 하면서 이래저래해서 그렇고 어쩌고 그러고는 대화 끝에는 땡큐라고 하며 전화를 끊었다.

“아우~ 속터져. 야 이 쏴람아~! 잘못한 건 저쪽인데 왜 니가 미안해 하고 니가 땡큐를 해? 미안해 해야 할 사람은 저쪽이고 게다가 저렇게 무례한 사람에게 뭐가 고맙다고 하는 거야? 너한테 무례하게 했는데도 저 사람에게 고맙다고 하고 전화를 끊는 것은 아니야. 그럼 저 사람은 계속 저렇게 해도 되는 구나 라고 생각할 거야. 앞으로 그러지 말어.”

-          네, 쌩님. 근데 그럼 뭐라고 해요?

“일단은 무례하게 구는 사람한텐 무례하다라고 지적을 하고 넘어가. 그리고 일단은 반응을 기다려봐. 그리고 말해. 프로페셔널하게 대화를 이어가자고. 이게 어려우면, 다 때려치고 일단 습관적으로 땡큐하는 것 부터 그만해 봐. 대신 ‘내가 한 말 다 이해 했나요?’ 라고 묻거나 ‘오케이? 바이’ 정도로 마무리를 지어. 그것도 어려우면 그냥 암말도 하지말고 기다려.”

-          그냥 무작정 암말도 안하고 기다리라구요?

“응. 그러면 그 침묵을 못 견딘 상대가 먼저 말을 할거야. 그럼 그때 한 마디 해. 무례하면 무례하다라고. 프로페셔널 하지 못하면 프로페셔널 하지 못하다고”

-          아 하~
 
자주 대화하는 상대와 관계를 살짝 바꾸고 싶다면 자주쓰는 화법을 떠올려 보면 도움이 된다. 여러 상황으로 시뮬레이션 해 보고 뭐라고 하면 좋을지 생각해 뒀다가 그런 상황이 왔을 때 약간의 변화를 주면 관계도 조금 바뀔 수 있다. 

땡큐는 진정 고마울 상황일 때만 고맙다고 해야 나의 말에 힘이 있어진다.

둘째, 나를 약간은 우위에 놓는 법 – 칭찬의 힘. 땡큐보단 굿 잡!이라고 말하자.

나를 우위에 놓으라는 것은 상대를 내 밑으로 두란 말이 아니다. 나의 품격을 올리라는 뜻이다.

상대가 한 일이 나를 위한 일은 아니었는데 상대가 이런저런 일을 했다라고 할 때 딱히 또 할 말이 없어서 우리는 땡큐라고 말을 한다.

예를들면, 이런 상황

내가 누군가에게 프로젝트를 맡겼을 때이다. 당연히 이 업무는 우리 일의 일부이므로 또한 나는 다른 사람들에게 프로젝트를 맡길 수 있는 위치에 있으므로 그들이 이 프로젝트를 마무리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리고, 프로젝트를 끝낸 사람이 내게 결과물을 들고 왔다.

“쌩님~ 프로젝트 마무리 다 했어요. 리뷰 좀 해 주세요.”

-          오케이. 땡큐

“아 네. 유 아 웰컴”

그러곤 난, 뭐가 땡큐지? 왜 땡큐라고 했지?

저 사람은 자기에게 주어진 업무를 다 한 거고 그건 당연히 그 사람이 해야되는 일의 일부이다. 그게 내가 고마워해야 할 일은 아닌 것이다. 그래서 이렇게 바꿨다.

“나 이 프로젝트 마무리 다 했어요. 리뷰 좀 해 주세요.”

-          오케이. 제 시간에 끝냈네. 잘했어요. 굿 잡 👍

“아, 네. (칭찬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기억하자. 상대가 열심히 한 일에 대해선 영혼없는 ‘땡큐’보단 성과에 대한 칭찬을 하자. 칭찬은 품격있는 사람만이 할 수 있다.

그럼 땡큐는 평생 하지말란 얘긴가???

그럴리가~

진정한 땡큐는 이럴 때 하면 된다. “Thank you for _____”이라고 땡큐라고 말하는 이유가 확실할 때. 예를들면, 이런 때